일본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정말 과로하고 있을까? 일하는 방식 개혁과 IT 업계의 현황
일본에서는 장시간 노동이 문제시되어 '과로사(karoshi)'라는 단어까지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일본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과로한다"는 이미지가 굳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현재 일본에서 이 이미지는 얼마나 정확할까요? 이 글에서는 과거의 노동 환경, 일하는 방식 개혁의 진전, IT 업계의 특징을 정리하여 현대 일본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는 것이 정말 과로인지 검증해 봅니다.
과거 상황: 장시간 노동과 낮은 휴가 사용률
일본의 노동 시간은 1980년대까지 서구 국가들에 비해 매우 길었으며, 이 시기의 장시간 노동은 "사회적 덤핑"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노동기준법 개정으로 주 40시간제가 정비되면서 노동 시간은 점차 감소했지만, 최근까지도 "정시 퇴근 후에도 회사에 남아있는 것이 당연하다", "유급 휴가는 있어도 쓰기 어렵다"는 관행이 뿌리 깊게 남아있었습니다. 유급 휴가 사용률은 오랫동안 저조했고, 육아 휴직을 사용하면 승진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직장인들도 많았습니다.
일하는 방식 개혁의 추진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장시간 노동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었고, 대형 광고회사 신입 사원이 장시간 잔업 끝에 목숨을 잃은 사건 등이 사회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정부는 2018년에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법"을 시행하여 잔업 시간의 상한을 정하고 유급 휴가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장시간 노동 시정과 휴가 사용 촉진을 위한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기업에는 노동 시간 관리의 철저함이 요구되었고, 위반 기업에는 벌칙이 부과되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노동 시간 실태
최근 일본의 평균 노동 시간은 장기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1980년대처럼 돌출되게 길다고 할 수 없는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일하는 방식 개혁 이후 많은 기업이 "야근 없는 날" 시행과 유급 휴가 사용 촉진 등에 힘쓴 결과, 잔업 시간 억제와 휴가 사용률 개선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래도 업종이나 기업에 따라서는 장시간 노동이 남아있어 완전한 해소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IT 업계는 과로할까?
일본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다른 업종과 비교하면 어떨까요? 일본의 IT 산업은 "수탁 개발(SIer)"과 "자체 개발"로 크게 나뉘며, 그 문화나 일하는 방식이 크게 다릅니다.
SIer와 자체 개발의 차이
수탁 개발 기업(SIer)은 고객의 시스템을 도급으로 개발하기 때문에 워터폴 방식의 프로세스나 계층적인 하청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이 모델에서는 문서 작성이나 클라이언트 절충이 중시되며, 엔지니어는 납기에 맞춰 일하는 경우가 많아 프로젝트에 따라서는 잔업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자체 개발 기업은 개발 라이프사이클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어 비교적 워라밸을 중시할 수 있는 기업이 많다는 인상입니다.
일본의 SIer와 자체 개발 회사의 차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 이 글도 참고해 주세요.
IT 업계에서의 일하는 방식의 유연성
IT 업계는 비교적 서구적인 일하는 방식이 받아들여지기 쉬운 문화가 있습니다. 제 관측 범위에서는 과도한 하드워크나 불합리한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환경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다국적 직원을 받아들이고 있는 기업일수록 그 경향이 강하며, 구시대적인 일본식 일하는 방식을 강요당하는 것에 대해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왜 "일본은 과로한다"는 인상이 남아있을까
과거 장시간 노동의 기억과 개혁의 계기: 1980년대부터 1990년대의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 등의 비참한 사건의 기억은 지금도 일본의 노동 문화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특히 대형 광고회사 신입 사원이 장시간 잔업 끝에 목숨을 잃은 과로사 사건은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고, 노동 환경 개선을 향한 일하는 방식 개혁의 흐름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일하는 방식 개혁의 진행 중: 장시간 노동 삭감이나 휴가 사용률 향상은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장시간 노동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며, 관리직에 대한 부담 증가 등 개혁의 과정에서 남아있는 과제도 있습니다.
산업·기업별 차이: 노동 시간이나 일하는 방식은 업계나 기업 규모에 따라 크게 다릅니다. 수탁 개발 기업은 클라이언트의 납기에 좌우되기 쉬워 바쁜 시기에는 잔업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자체 개발 기업이나 외자계 기업은 재택근무나 유연근무제를 정비하고 서구적인 워라밸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물론 기업마다 문화가 다르므로 일률적으로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결론: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기업 선택이 중요
일본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과로하는지는 시대 배경이나 기업 형태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2018년 일하는 방식 개혁 이후 잔업 시간에는 법적 상한이 정해졌고, 평균 노동 시간은 여러 나라와 비교해 특별히 길다고 할 수 없는 수준까지 가까워졌습니다.
물론 기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특히 IT 업계에서는 자체 개발 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재택근무나 애자일 개발 같은 서구적인 일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장시간 노동이나 과도한 하드워크가 일본 IT 업계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는 시대는 과거의 것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일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수탁 개발인지 자체 개발인지), 일하는 방식 제도(재택근무나 유연근무제의 유무) 등을 충분히 조사하여 자신에게 맞는 기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